우리 아버지2

그날, 아버지가 나를 효자로 지칭하고 난후 다시 일상은 평온해졌다.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새벽에 귀가 하시고 술을 마시지 않은 나는 책을 보다 아버지 자리를 봐드리는 그런 일상. 다행히 아버지는 우리아들 효자여 -_- 라는 말을 하지 않으셨고 나는 몇년을 더 효자로-_- 살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2003년도 일이다. 그해 장이모가 투란토트를 가지고 우리나라를 방문했었다. 공연을 좋아하시는 어머니가 보고 싶어하셨고 마침 공연일자도 어버이날과 겹쳐 부모님을 모시고 공연을 보러갔었다. (무지 비쌌다. -_-) 없는 돈에 부모님과, 나, 동생 4장의 표를 사니 백만원이 훌쩍 넘어갔다. 암튼 공연을 보기전 예약해 놓은 일식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맛나게 저녁을 드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이야기를 꺼내셨다.
"여보, 당신 아들 효자여. 대*아, 니 형 효자다." -_-
아아. 아버지!!!
어머니, 나 , 동생은 아버지가 또 무슨 이야기를 하실까 두려워 아버지만 쳐다보았고 아버지는 이야기를 하셨다.
"여보, 당신 아들 정말 효자여. 이렇게 비싼 공연 보여줘. 때마다 맛있는데 와서 밥 사줘. 당신 아들 같은 효자가 어디있겠오."
아아. 아버지. 역시 예상대로 아버지 말씀은 거기서 끝나지 않으셨다.
"하지만 무엇보다 효자인 건 얘가 장가를 안가고 있다는 거요. 나나 당신 친구중에 아직 할아버지 할머니 아닌 사람이 없지 않소. 얘가 부모님 젊게 살라고 일부러 장가를 안가는 거요. 마음만이라도 젊게 살라는 거지. 대*아. 너 결혼하지 마라. 나 할아버지 소리 듣기 싫다." OTL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나는 아직 결혼을 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아버지는 내년 4월이면 할아버지가 되신다. 동생이 비겁하게도 2004년에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비겁한 동생. 아버지가 젊게 사시고 싶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셨건만. -_-

by 감정의폭주족 | 2005/09/11 20:17 | 잡담 혹은 농담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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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09/11 22:5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5/09/11 23:26
읽어보니 박언니의 남성편력기는 연인관계가 아니라 부자관계였던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구려...-_-;;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09/12 13:11
비밀글/몸이 안좋아서 저는^^;;;. 그나저나 잘 다녀오셨다니 기쁘네요.
초록불/저런.....쳇
Commented by 찬별 at 2005/09/12 13:26
먼 공연이 네 사람 보는데 백만원이 넘어요? -_-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09/12 13:49
효도좌석이라 싸게 간거여. -_- 앞좌석은 50만원 이었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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