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1일
토니로마스 고행기
어제 오후 교정 박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야. 오늘 토니로마스에서 우리 식구랑 저녁 먹자. 니가 립 사면 내가 립 앤 치킨 사마."
사실 토니로마스는 별로였지만 누나(교정박군의 와이프, 나 아는 동네 누나랑 결혼 해 누나라고 부른다. -_-)랑 동생(친구 아들, 나보고 형이라고 부른다. -_-) 본지도 오래되어 그러마고 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_-
제기랄. 어제가 토니로마스 무슨 날이라고 메인메뉴 하나 시키면 립 앤 치킨을 10원에 주는 날이란다. -_-
난 10원만 내면되지하고 사악하게 웃던 교정박군의 전화속 목소리. -_-(이때 깨달았어야 했다.)
어쨌거나 퇴근하고 가면 아무래도 사람이 밀릴 것 같아 5시 반에 만나기로 했다. 더 일찍 갔어야 했다. 홍대 토니로마스 앞은 정말 말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웨이팅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물어보니 빨라야 2시간 있다 자리가 난단다. 다른 곳을 갈까 고민하다 오랜만에 왔는데 먹어주기로 결심했다.
같이 먹기로 한 도로시와 그 애인은 둘이 데이트하라고 보내고 누나와 동생은 놀이터 가서 놀라고 하고 나랑 교정박군은 홍대 걷고 싶은길에 있는 종로 빈대떡으로 가 막걸리를 마셨다. 둘만의 술자리가 오래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두시간이 훌쩍 지났다.
다시 간 토니로마스. 헉 사람이 아까보다 2배다. -_-
웨이팅 받는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이제야 4시 예약팀들이 들어간단다. OTL 앞으로도 1시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퀵서비스 온 친구들이 입구가 막혀 못들어 가고 있다. 아니 뭔 퀵이야 하고 봤더니 립이다. -_- 예상치 못한 인파에 립이 떨어진 모양이다. 젠장 10원의 위력이라니.
이미 배 고픈 건 뒷일. 이제 다른데서 저녁을 먹기엔 기다린 2시간이 아깝다.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한시간쯤 뒤 드디어 내 이름을 불렀다. 힘차게 여기요라고 소리치니 주변에서 박수치더라. 부럽다고. -_-
어쨌거나 결국 립을 먹긴 먹었는데 이미 온 몸에 진이 다 빠져서인지 뭔 맛인지 모르고 그저 배를 채운다는 생각뿐이었다. 배는 불렀다. -_-
교정박군에게 말했다. 다시는 이런 날 이런데 안오겠다고.
그러자 교정박군이 말했다.
토니로마스에서 10원짜리 먹기가 쉬운줄 아냐고.
이거 한국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 토니로마스에서 하는 행사라 전세계인과 같이 동질감을 맛 볼 수 있는 날이라고 -_- 그러니 이거 어디가서 자랑해도 될만한 일이라고. -_-
그래서 젠장 자랑한다.
나 토니로마스에서 10원짜리 립 먹었다. -_-
# by | 2005/10/11 21:14 | 잡담 혹은 농담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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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별/질투는 무슨. 너도 세시간 기다려봐-_-
서누/쳇. 그냥 위로라고 쓰세요.
SOOK/그러게요. 평소엔 한가하더니.
비밀글1/제가 다음에는 안들어가서. 쩝
언에일리언/^^
다시찬별/모든일엔 인내심이 필요한 법이지.
또비밀글2/음 그 아이디로도 안오는데요.
또비밀글3/10원의 위력을 깨달은 날이죠. 그나저나 장* 먹어줄 사람은 구하셨나요? ^^
또비밀글1/회사 사람들이 부러워요. ^^
또비밀글2/저도 그래서 패밀리레스토랑 안좋아하는데 교정박군의 꾐에 넘어가 그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