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랄라 재미있는 여행놀이

마감이 지나고 새 책이 나온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 보통 때라면 다음 책 때문에 정신이 없어야 하는데 고마운 작가분들께서 마감을 지켜주지 않으셔서 아주 여.유.롭.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_-
지난 5 ,6월이 그랬다. <숙세가>가 나오고 <카페땅>이 나오기까지 무려 2달 반 이라는 시간이 흘렀었다. 뭐 그 사이에 펑펑 논 것은 아니고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원고를 보고 오후에 시간 남으면 우르르 단체로 영화보러 다니고 뭐 그런 시간.
그런데 문제는 지금은 가을이라는 거다. 작년 이맘때는 <스캔들>에 <국향>에 정신이 없어 매일 야근에 철야를 하면서도 가을이라는 이유 만으로 -_- 교정을 보다가 믄득 고개를 들면 괜히 서럽고 아침 출근할때 맑게 개인 하늘만 봐도 눈시울이 시큰해지고 저녁 집으로 올라가는 약수터 길에서 나뭇가지에 걸린 달만 보면 주르륵 눈물을 흘리곤 했었다. (어머 정말?)
일이 많아도 그런 지경인데 마감이 없으니 이건 시간시간마다 아니 분초마다 울적하고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같고 술을 마셔줘야 할 것 같고 누군가를 꼭 품에 안고 잠을 들어야만 할 것 같다. (젠장 나만 그런건가. -_-)
술이야 늘 마실 수 있는거라 별로 의욕이 안 생기고 누군가를 꼭 품에 안고 잠드는 건 앞으로도 별로 가능 할 것 같지가 않아 (젠장 이런 글을 쓰는 내가 밉다.) 더 의욕이 안 생기니 결국 가능 한 건 어디론가 떠나는거다. 그런데 사실 떠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작은 규모의 출판사라 한명만 자리가 비워도 금세 표가 나 작정하고 떠나지 않는 이상 맘 놓고 여행을 가기도 그렇다. 훗. 다행히 내년 1월 북해도에 가기로 했다. 현재 인원은 5명. 나, 김부장, 도로시, 그리고 재훈이형과 마님.(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V) 하지만 그건 앞으로도 100일이나 넘게 남은 일이고 그때는 이미 가을이 아닌 것이다. -_-

그래서 어찌할까 고민고민하다가 재미있는 여행 놀이를 해보기로 했다.

같이 해보아요 재미있는 여행 놀이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1. 차량 제공 가능한 친구 (딱히 친구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차만 제공해준다면^^)
2. 약간의 돈과 시간

차량이 준비 됐으면 우선 강변으로 나간다. 강변 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럼 차를 바로 인천공항쪽으로 돌린다. 쭉 뻗은 길. 자유로 보다 더 달리기 좋고 달리다보면 바다, 훗 바다도 보인다. 톨케이트를 지나 공항으로 직행한다. 음악은 필수. 볼륨을 최대한 높이고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는다 개인적으론 싸이의 <인생극장 B> 추천. 싸이가 신나게 욕하는 걸 들으면서 일단 스트레스를 푼다. 가사내용을 음미하며 연애 필요 없어, 애인 필요 없어 인생이 그런거지를 스스로에게 주입시킨다. -_-

싸이의 인생극장 B(음악을 올리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가사만 적는다. 잠시 음미해 보자)

ㅎㅎㅎ 아 나를 졸로봐 /개 쌍 것들 뒤졌어 이 씹어버릴 /감히 니네가 날 울려 / 씨발 것들 날 약올려 / 몰래 만나봤자 걸려 / 둘 다 죽이겠어 판 벌려

굿나잇 키스하던 너의 집 앞에 서 있어 / 나의 미스의 뒤를 밟기 위해서 있어 / 기분 좆같지만 첩보를 입수한 이상 완전 비상 / 어쩐지 이상하더라 눈치 보더라 뭐더라 / 흠~ 그래 그 전화 모르는 번호라고 / 그냥 안 받더니 화장실에 갔다 오더니 / 우리 자기 어쩌지 갑자기 집에 급한 일이 있다며 / 그냥 넌 집에 들어갔지 난 널 믿었지 설마했지 / 알고 보니까 집에 간 게 아니라 / 그 씹새끼 만나러 간 거라 하더라 / 찝찝 하더라 그래도 아직 난 널 사랑하나 봐 / 꼭 내 눈으로 봐야 된다고 봐 / 아홉 시간 반 째 너의 집 앞에 잠복근무 상태 기분 이상해 / 나를 사랑한다 말하던 너로 말하자면 / 이 세상의 천사였지 이젠 저 세상으로 전사 해야지(mother fucker)

옳거니 집에서 나오네 아프다던 애가 잘도 나오네 / 썬그라스 끼고 두리번거리고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 미친 년 첩보영화 찍냐 이 개년아 / 어디론가 전화하면서 운전하느라고 / 차선 두 개 쓰네 좋아 죽네 난 빡 돌아 죽네

감히 니네가 날 울려 / 씨발 것들 날 약올려 / 몰래 만나봤자 걸려 / 둘 다 죽이겠어 판 벌려

신호 대기에 멈춰서 대기하자 / 계집애같이 생긴 놈이 차에 타고 출발 분노 폭발 / 악셀레이타 밟아 뒤를 밟아 잡아서 밟아 / 어쭈구리 이것들 둘이 양수리로 향해 내 눈에는 눈물이 / 러브 호텔로 들어가네 야구 빠따 챙겨서 따라 가네

나의 그녀가 커텐을 치고 있는 저방 / 세로로 다섯 가로로 셋 / 503호 당장 씨발것들

503호 무슨 사모님 잡으러 온 흥신소 직원처럼 / 한 걸음씩 다가가 501호 2호 3호실이 다가와 / 익숙한 색소리가 들려와 부르르 떨려와 / 나랑 할 때보다 한 층 더 빠방해진 너의 사운드 / 열정의 격정의 욕정의 5.1 스테레오 사운드

감히 니네가 날 울려 / 씨발 것들 날 약올려 / 몰래 만나봤자 걸려 / 둘 다 죽이겠어 판 벌려

방에 들어가니 보이는 건 내 여자의 다리 / 색소리 남자 새끼 머리 옳지 / 내 손에 빠따 갔다 씹쌔끼 대가리부터 깠다 기분 좆같다 / 내 여자 울며 불며 사정하네 / 착한 사람이니 자길 치라 하네 / 똥 싼다 씨발 것 쇼를 하네 / O.K 둘 다 대가리 가져와


싸이의 노래를 들으며 인생무상 연애무상에 대해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눈 앞에 훗 비행기, 비행기가 보인다. 바로 여기는 인천공항.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외국인이 눈에 밟힐만큼 많고 제복입은 언니들도 많고 암튼 많은 인천공항. 차를 1층 지상 주차장에 세워 놓고 공항 로비로 들어간다. 가서 출입국 시간표도 들여다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다가 어디 경치 좋은 로비에서 일단 사진을 한장 찍는다. 이렇게. -_-


테러의 위협이 있어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뒤에 선인장이 이국적으로 보인다. -_-

사진도 찍고 가고 싶은 나라로 떠나는 입구에서 멍하니 서있어 보기도 하고 로비를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면 보면 슬슬 배가 고파진다. 그럼 근처 아무데나 스넥바로 들어간다. 나는 맥도널드로 갔다.


맥도널드 햄버거. 자세히 보면 뒤로 외국인도 보이고 컵에 3개국어로 써있는 것도 보인다. 훗.

대충 그러고 놀다 보면 어느새 어디론가로 떠나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떠 올릴 수 있다. 일본에서 노천욕을 하며 원숭이들과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거나 알래스카에서 북극곰과 함게 연어를 두고 다투거나 뉴욕의 나이트에서 제시카 알바를 꼬시거나 사하라 사막에서 공주님을 구해 로맨스를 쿨럭.... -_-
암튼 그렇게 머릿속으로 여행을 떠났으면 이제는 다시 집으로 돌아 올 시간. 다시 차를 타고 비행기를 뒤로 하고, 인천공항을 뒤로 하고 차를 쌩쌩 달린다. 돌아 올때는 리쌍의 청춘 30을 들으며 지난 날을 돌아 본다. 쌓여왔던 우울과 미래에 대한 불안 따위는 인천공항에 남겨두고 오는 건 당연한 센스. 그래도 남은 우울과 울적함이 있다면 리쌍의 가사를 음미하며 남은 눈물을 주르륵 흘려보내고 눈이 빨개지는 것도 나름 즐거운 경험이다. -_-

리쌍의 청춘30 (역시 가사만 올린다. 음미하자)

사랑이 대체 무언지 오늘도 어제 같을지 헤매는 날 세월이 잡아도 / 더 많은 시간이 나를 기다리며 또 위로하네, baby~ 난 아직 젊어. / alright. I'm ok.

십년 후엔 내 나이 어느 덧 마흔살인데, / 결혼보다 사랑을 하겠어. / 십년 후엔 내 나이 어느 덧 마흔살인데, / 오늘밤엔 춤을 추겠어. /먼 훗날 이 순간이 후회없도록. 세월가면 오질 않을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싶어 one more time. one more time.

태양이 저문 까만 밤에도 불타오르는 젊음. 다 접은 종이비행기를 / 날리 듯, 뚜렷한 목적진 아직 없지. 그저 멋진, 나만의 삶을 사는것 뿐. /시원한 맥주 거품 잔뜩 입에 묻히며, 세상을 뒤엎을 하늘색 꿈을 나누며 / 밤을 새. 또, 몇 잔의 술을 나눌 땐 옆에 있는 여자에 내 마음은 나는 새 / 어느새, 내 팔은 그녀의 어깨위에 애타는 고민은 몇 개피에 담배 연기속으로 / 사라지고 한 달에 얼마를 벌든 갈 길이 얼마나 멀든, 이 밤을 위해 꾸며진 / 젊음, 그 마음은 모두 같기에.. 미친 척 나를 맡기네. 갓길에 세워진 / 자동차처럼 멈추고 싶진 않아 지금 이 순간은 마치 한편의 짧은 만화. /끝없는 방황.. 그 속에서도 즐기며 살아

세상은 빨리 변하고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뒤쳐진 날 모두가 탓해도 / 더 많은 시간이 나를 기다리며 또 위로하네 / by~ 난 아직 젊어, 젊어. I'm ok.

내 멋대로~ 어디든 가~ 아직은 젊으니깐, 젊음은 강하니깐, / 내 발걸음은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깐, 걱정은 No. No. No.
/ 어디든 가~ 산 넘어 산, 강 넘어 강, 쌓이는 스트레스에 목마 태우고 / 난 어디든지 가.



이렇게 재미있는 여행놀이를 즐겨본다고 해서 누구하나 욕 할 사람 없다. 아니 있을지도. 쓸데 없는 짓 한다고. -_-

총 소요 시간은 3시간. 소요경비는 왕복 톨케이트비 13,400원(경차는 당연히 할인), 주차비 3,000원. 빅맥세트 4,600원(점심시간을 이용하면 3,000원이다.) 해서 총 21,000원. 이렇게 놀다 보면 여행에 대한 욕구도 가을타는 외로움도 조금은 사라진다.
어쨌거나 울적하고 외롭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 강력 추천 21,000원에 즐기는 룰루랄라 재미있는 여행놀이. -_-


나 요즘 이러고 논다. 훗. -_-V

by 감정의폭주족 | 2005/10/14 13:50 | 잡담 혹은 농담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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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도로시 at 2005/10/14 14:01
편집장님 좋으셔? +_+
Commented by 얼음칼 at 2005/10/14 14:08
넌 임마 그러면 나한테 와야지. 월요일에 와. 17일이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5/10/14 14:09
얼굴을 저렇게 가려 놓으니...


동물원의 곰탱이 같아...-_-;;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5/10/14 14:10
경차는 6,700원이나 할인이 되니까 뭔가 더 맛있는 걸 먹어도 될 듯...(주차비도 할인되던가...-_-;;)
Commented by 아코 at 2005/10/14 14:21
-_- ;;;;; 참 재미있어 보이는 ....
Commented by 얼음칼 at 2005/10/14 14:24
초록불님 이야기 듣고 보니, 모자이크한 자태는 오옴 진리교가 생각나.
Commented at 2005/10/14 14: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5/10/14 14:5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사발대사 at 2005/10/14 15:13
d (ㅠ_ㅠ) b
Commented by 서산돼지 at 2005/10/14 15:15
새초롬하지 않았어....철썩!
Commented by 찬별 at 2005/10/14 16:18
꼭 이겨서 연어 한 상자 가져오세요 -_-
Commented by 서누 at 2005/10/14 16:24
차라리 그냥 애인님이랑 놀래요,,,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0/14 17:07
도로시/응. 넘 좋아. *^^*
얼음칼/에. 형 그날 무슨 일이라도......
초록불/헉. 곰탱이. -_- 곰돌이 모자도 쓰고 찍을 걸 그랬죠.
또초록불/근데 사실 맛있는게 별로 없어요. -_-
아코/부럽지 호호호호호.
다시얼음칼/오옴진리교. -_- 첨 듣는 소리는 아니지만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0/14 17:11
비밀글1/그나저나 써 주신 외계어는 뭐죠? 저를 너무 과대평가 하셨어요.
비밀글2/1월에 간다는 뜻이죠. 가기전에 정보를 부탁드려야 겠는데요. 그리고 그거 사주세요. -_- 언제 사주실 건가요. -_-
사발대사/훗. ^^
서산돼지/흑. 저도 새초롬하고 싶다구욧. 석양을 향해 달리는 박언니. -_-
찬별/그래, 안오면 북극곰이랑 연어 나누어 먹다가 정분난 걸로 알아. -_-
서누/싸이 인생극장 B를 듣고 연애 무상 인생무상을 깨달은 나로서도 서누님의 저 염장신공은...흑
Commented at 2005/10/14 17: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ickeyNox at 2005/10/14 18:20
어머 귀여워 웬일이래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0/14 22:18
또비밀글/애인도 없는 주제에 귀여우면 뭐하겠어요. -_-
정박/야야. 맘에 없는 소리 하지도 말고 놀러나 와라. 삽겹에 소주나 하자고.
Commented by 얼음칼 at 2005/10/15 21:41
그날 무슨 일이라도라고 하면 무슨 뜻인지 모르잖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라고 하면 오겠다는 뜻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그리고 그날 올 때 내가 좋아하는 도로시양도 같이 와라. 응?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0/15 23:17
비밀글/호호호호호. 위안 받았습니다. ^^
얼음칼/형. 가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입원 하셔서 못 갈 것 같네요.
Commented by 우유차 at 2005/10/17 08:44
인천 공항 개항하던 해 외국인들 줏으러 40번을 왔다갔다 했던 기억이. 그 안에 있는 밥집이나 기타 등등 편의시설은 다 가봤지 싶어요. 좋은 곳이긴 하지만, [반가운 사람을 마중나가는 길]로 갈 때가 제가 여행갈 때보다 더 좋았더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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