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언니 악명을 떨치다. 0

0. 내가 가장 싫어하는 로맨스 작가

사람들은 가끔 나에게 말을 한다. 왜 화 내지 않느냐고. 왜 분노하지 않느냐고.
왜 화를 내지 않느냐고? 천만에 나도 화 낼 줄 안다. 나도 찔리면 아프고 욕먹으면 화나고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는 사람이다. 내 닉네임이 감정의폭주족이듯 나는 감정에 있어 굉장히 민감한 사람이다. 단지 예전에는 희노애락에 감정이 즉각 반응했다면 지금은 화를 내야 할 일에 있어서 감정의 움직임이 너무 느리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신기하게도 내 분노의 핵은 내 몸을 둘러싼 거대한 지방덩어리처럼 두터운 어떤 것에 쌓여 있다. 그 어떤 것은 상처 받기 싫어하는 내 본능이 만들어낸 무엇이거나 분노했을 때 이성을 잃기 쉬운 내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나도 모르게 만들어 놓은 어떤 것이다. 언젠가부터 나를 상처주는 말들, 행위들은 그 두터움을 뚫지 못하고 중간에서 힘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그런다고 상처가 남지 않는 건 아니다. 그 어떤 것은 찰흙반죽에 꼬챙이로 쑤셔 놓은 것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그 뚫린 사이로 무언가가 들어 와 내 분노의 핵을 건드렸다. 그건 이번에 또다시 불거진 표절 건일 수도 있고 점점 나빠지는 시장상황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나는 지금은 화를 내야 한다. 이야기를 해야 한다. 화를 내지 않는다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나는 다시 박언니 이전으로 모든 일에 즉물적으로 반응했던 거칠었던 옛날로 돌아갈지 모른다. 아니 내가 두려워 하는 것은 사실 그게 아니다. 나를 다시 추스리지 않는다면, 그런다면 다시 나를 상처주는 말들, 행위들에 바로 맞닿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나는 두렵다.
그러니까 이글은 투덜거림이다. 혹은 넋두리, 아니면 푸념. 어쩌면 자기무덤을 파는 바보짓.

처음 이 글을 시작할 때 '박언니는 어떻게 로맨스계에 악명을 떨쳤는가?'부터 시작 해 '박언니가 제일 싫어 하는 로맨스 작가는 누구인가?'를 거쳐 '로맨스표절 무엇이 문제인가?'까지 쓰려고 맘을 먹었지만 자료를 모으고 다시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모두 하나의 문제였다. 나를 화나게 하는 행위들, 말들. 그 모든 것들.
앞으로 더 몇개의 포스팅을 할지도 모르고 어쩌면 중간에 멈출지도 모른다. 내가 다시 나를 추스렸다고 생각할때까지만 이 포스팅은 진행될 것이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가장 좋아하는 국내 로맨스 작가가 누구냐고? 그럼 나는 바로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린다. 언젠가 올렸던 로맨스100선에 있던 그 작가들이 모두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하지만 머뭇거림은 잠시 나는 가선을 좋아하고 이선미를 좋아하고 서진우를 좋아하고 김지혜를 좋아하고 이도우를 좋아하고 김경미를 좋아하며 그 모든 작가들을 좋아한다고 말을 한다. 또 나는 이야기 한다. 나는 그 작가들을 좋아하고 그 글들에 애정을 가지며 나도 사람이기에 그들을 호의어린 눈으로 바라본다고.
그럼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가장 싫어하는 작가는 누구냐고?
먼저 이 이야기부터 하자. 사람들이 내게 가지는 편견중 하나가 내가 글을 못쓰는, 재미없게 쓰는 작가를 미워하거나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니다. 나는 그들을 미워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만약 내가 그런 모습을 보였다면 그건 재미있는 글 읽을 시간도 부족한 판에 재미없는 글을 읽은데 대한 약간의 아주 약간의 푸념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건 그저 그뿐이다. 내가 그 글들을 읽지 않거나 내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또 내가 재미없게 읽었다고 다른 사람도 재미 없을수 없고 단지 취향의 문제일 뿐이므로 내가 달리 미워할 이유가 없다. 내가 뭐라고 함부로 누구를 미워하고 싫어 할 수가 있나. 하지만 그건 예전의 일.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이제 명확하다.

그러니까 이 글을 이 문장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한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가장 싫어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나는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답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로맨스 작가는 지수현이다.

by 감정의폭주족 | 2005/11/18 18:05 | 로맨스와 나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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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1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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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1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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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1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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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1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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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1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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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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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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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1/19 13:28
비밀글1/앗. 정말요?
비밀글2/^^;;;
비밀글3/네. 고맙습니다. ^^
비밀글4/걱정해 주셔서 감사. 뭐 문제가 되도 할 수 없죠. ^^
비밀글5/아. 보셨구나. 근데 비밀리에 하실 필요는 없었는데. ^^
비밀글6/ㅎㅎㅎ. 앞으로도 올리는 거 보고 이야기 좀 해주어^^
비밀글7/그러게 몽땅 비밀글이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요. ^^
Commented at 2005/11/19 14: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서진우 at 2005/11/19 16:11
오호... 블로그 있는 줄 몰랐는데~! 이런것도 하시는군요. ㅋㅋ
나도 블로그 가입은 했는데 아직 썰렁해요.
그나저나... 새초롬한 박언니라니... 너무 잘 어울리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자주 놀러올게요~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1/21 10:37
비밀글/^^
서진우/아니 여긴 어케 알고. ^^ 자주 놀러와^^.
Commented at 2005/11/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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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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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21 14: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불타는이단옆차기 at 2005/11/21 15:20
이것 참.. 왠지 비공개 덧글이 남기고 싶어지는군요 ^^
잡담이지만 전 로맨스는 마님의 책밖에 읽은적이 없어서...잘 모르겠군요 로맨스의 세계는... ^^
대신 파란에서 무협이나 판타지, SF소설이 나온다면야.. 당장 사드립지요!!
후훗.
-- 잡담 종료 --
Commented at 2005/11/21 15: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1/21 17:49
비밀글1/^^. 그래도 원작 읽는 재미가 있잖아요.
비밀글2/부럽다. 겨울 잠.^^
비밀글3/넵. 고맙습니다. 근데 게을러서 볼 수 있을지는^^
불타는이단옆차기/약속하신겁니다.^^
비밀글4/헉. 무서워요. 맞기 싫어서라도 오늘 한편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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