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베트남,아이템, 한밤중에 걸려 온 전화

1.
그러고보니 잡담이 뜸했다. 그래서 잡담. (5번 추가)



2.
어제 오랜만에 재훈이 형네서 술을 마셨다. 마님은 여전히 투잡(와우와 대항해시대)중이셨고 형과 나는 삼겹살과 4000원 짜리 파전과 내가 점심때 먹다 남긴 추어튀김을 안주로 술을 마셨다. 삼겹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질 때 쯤 찬별이가 여행선물을 들고 나타났다.
찬별이의 베트남 여행을 안주로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다. 아오자이의 섹시함. 생각보다 베트남 아이들이 영어를 못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제일 재미있었던 건 베트남 총각과 대만처녀의 결혼 이야기였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 처녀를 수입-_- 해 오지만 대만은 예전부터 지참금을 신부집에 주고 베트남 처녀를 데려오는 일이 흔했단다. 그런데 지금은 베트남 처녀가 대만 남자에게 시집가는 일보다 대만 처녀가 베트남 남자에게 시집가는 일이 더 많아졌단다. 아 물론 지참금을 주고 간단다. -_-
대만에서 절대 결혼 못할 것 같은 여인네들이 이렇게 지참금을 신랑측에 주고 결혼을 하는데 재밌는 건 이 지참금 액수가 공식적으로 정해져 있다는 거다. 훗. Kg에 12만원이란다.
결국 그렇게까지 결혼을 해야하나로 시작해 바리데기와 살보시, 스위스로 이민을 가야하나(스위스에는 나라에서 관리하는 성자원봉사자가 있단다. -_-)를 거쳐 마가렛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의 사감선생의 절규(니들은 행복 한줄 알어 옛날에는 그저 예쁘고 섹시한 일부 것들만 남자랑 잘 수 있었다고-_-)를 지나 나라야마 부시코의 한번도 여자와 자보지 못한 총각이야기까지 나왔다. 훗
어느덧 술은 점점 취해 갔고 나는 손수건을 흔들 정도가 되어 찬별이와 함께 집을 나왔지만 결국 손수건은 흔들지 못했다.

3.
어제 술자리에서 획득한 아이템이 꽤 된다.
찬별이가 가지고 온 폭탄주 맛 나는 맥주는 정말 폭탄주 맛이 났다. 그건 배로 챙겼고-_- 족제빈지 고양인지가 먹고 싼 배설물로 추출한 원두는 드신 마님 말에 의하면 맛있다고 한다. 그것도 문영님 드릴 것까지 몇봉 얻어왔다.
그리고 어제 획득한 아이템중 최고는 바로 신발이다. 며칠전 형이 포스팅한 바로 그신발 씨에라디자인에서 나온 SD 시티 트레일화.(사진은 백림원 참조.) 그걸 재훈이 형이 줬다. 조금 크다고 그건 내가 신고 형은 한치수 작은 걸로 인터넷 주문을 하겠다고 한다. 역시 가볍고 편안하다. 괜찮냐고 묻자 형이 말했다.
"너 주는데 뭐가 아깝겠니." 훗. 걷는 걸음걸음 놓인 꽃이야 없겠지만 잘 신을 생각이다.

4.
집에 온 시간은 10시반쯤. 덧글에 답글을 달고 샤워를 하자 갑자기 피로가 밀려왔다. 며칠동안의 술 강행군 탓인지 슬슬 잠이 왔다. 잠이 올때 얼른 잠을 자야 착한 어린이. 나는 정말 오랜만에 12시전에 잠이 들었다. 그리고 1시에 걸려 온 1통의 전화를 받고 잠이 깼다. 한순간에 취기와 잠과 피로를 날린 그 전화.
119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아버지가 지금 모 병원 응급실에 계시다는 그 전화. 의식을 잃고 위독하다는 그 전화. 나는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내달렸다. 거기에 아버지가 계셨다. 저혈당 쇼크로 의식을 잃고 몸만 부들부들 떠시면서 그렇게 누워 계셨다.
당직 의사한테 묻자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온 경찰관 연락처를 알려줬다. 좀 더 자세한 정황을 듣기 위해 그 경찰관과 통화를 했다. 경찰관이 순찰도중 길에 쓰러지신 아버지를 발견 했단다. 처음엔 술냄새가 나서 술을 많이 드신 취객이라고 생각하고 파출소로 옮기려고 했더니 느낌이 이상했단다. 이 경찰관이 얼마전 지인을 저혈당 쇼크로 잃은 경험이 있어서 혹시하고는 다시 눈동자와 몸상태를 살펴보니 일반적인 취객과는 확연히 틀렸단다. 그래서 바로 제일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모셨단다. 의사말로도 조금만 병원에 오는 게 늦었으면 손쓸 틈도 없을 뻔 했다고 한다. 평소 당이 높으셔서 500이상 나오시는 분인데 46이 나왔단다. 지금은 일단 당수치를 높이기 위해 주사처방을 한 상태란다.
다행스럽게도 30분 쯤 후 아버지는 의식을 회복하셨다. 어찌된 일이냐고 묻자 기억이 안나신다고 한다. 후배분들과 술을 드신 후 택시를 잡으려고 한 기억까지만 나신다고 뭔가 하얀게 앞으로 다가 오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하신다. 그리고 계속 춥다고 몸을 부들부들 떠신다. 의사말로는 당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체온이 떨어지니 곧 안정되실거라고 해서 나는 모포만 덮어드렸다.
의식을 찾으신 아버지를 중환자실로 모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계속 그랬다. 다행이라고. 정말 다행이라고.
아침에 다시 병원에 가 의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조금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 같으니 며칠만 더 중환자실에서 경과를 보자고 한다. 면회시간에 뵌 아버지는 괜찮아 보이셨다. 다행이라고 정말 다행이라고. 다시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버지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정말 괜찮아지신것 같다. 나를 본 아버지 첫말씀이 그랬다.
"야 나 술 끊을 거니까 너도 끊어. 나보다 니가 더 몸이 안좋잖아." -_-
의사가 몸 안 좋은 거 아시는 분이 왜 술을 드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죽으려고."-_-
"아니 왜 죽으려고 그러셨어요. 뭔 안좋은 일 있으세요?"
아버지께서 나를 보고 씩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큰 아들이 장가도 안가는데 세상 살아서 뭔 재미가 있겠어."
아아 아버지. -_-
아버지 정말 괜찮으신 것 같다. OTL

5.
4번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아버지는 정말 많이 좋아 보이신다. 오늘 새벽에 비하면 정말. -_-
언제 또 그렇게 친해지셨는지 중환자실 담당 간호사하고 농담도 하시고(아버지는 나하고 달리 예전부터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으셨다.) 투정도 부리신다. 아마 오늘 내일은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몸 상태봐서 일반 병실로 옮기실 것 같다.
병원을 나서며 술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이 떠올랐다. 재훈이 형도 걱정되고 에효. 나도 조금은 술을 줄여야 될 듯 하다.

by 감정의폭주족 | 2005/11/23 14:29 | 잡담 혹은 농담 | 트랙백 | 덧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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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1/23 14: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ena9 at 2005/11/23 14:35
아버지께서 어려운 때에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으시는 분인 것 같네요. (... .... 확인할 순 없지만 ...)
Commented at 2005/11/23 14: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5/11/23 14:41
그러니 이제 눈높이를 좀 낮추고 빨리 가정을 꾸미라고...
Commented by 한도사 at 2005/11/23 14:49
내가 먼저 장가가보고 나서 소감을 말해줄께요. 기혼과 미혼중에 어느것이 좋은지.
Commented at 2005/11/23 14:5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5/11/23 15:0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5/11/23 15:0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5/11/23 15:1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5/11/23 15: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네크 at 2005/11/23 15:20
정말 괜찮으신가봐요..(...) 그래도 아들이(...응? 딸이라고 해야하나;) 본보기를 보여드려야죠. 얼른 끊으셈. -_-
그리고, 악명 좀 떨쳐주셈;; 아래 같은 포스팅에 절단지공 쓰지 마시고...ㅠ_ㅠ (다시 보니 쫌 재미있더라고요-_-)
Commented at 2005/11/23 15: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듀란달 at 2005/11/23 15:51
아버님이 위험을 넘기셨으니 다행입니다.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좋은 경찰관도 많군요. 좋은 일입니다.
Commented by 시니컬콩 at 2005/11/23 16:03
정말 다행이네요. 4번으로 넘어오면서 혼자 "으응????" 이랬는데,
4번의 끝에 가서 어쩔 수 없는 대폭소를... -_ㅜ
아버님의 괜찮으신 상태를 그런 걸로 가늠하시다니(털썩)
Commented by 이지스 at 2005/11/23 16:50
이런,,,그런 일이 있었구만. 고생했다. 이제 우리도 술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자구. 술 한잔 하면서...-_-
Commented at 2005/11/23 17:0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투덜돼지 at 2005/11/23 17:22
아버님 일은 다행이네요. 박언니님도 어여 술을 좀 줄이세요.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1/23 18:08
비밀글1/그럴까요? 술과의 결혼이라. 사실 지금도 술하고는 사실혼 관계라. -_-
pena9/이상한 유머감각이시라..적응하기는 좀 그래요. ^^
비밀글2/맘만 먹지 마시고 베트남 아가씨 납치해 오세요.^^
초록불/아니 저만큼 눈 낮은 사람이 어딨다고. -_-
한도사/ㅎㅎㅎ. 언제 이야기 해주실건데요. ^^
비밀글3/얼마죠? +.+
비밀글4/넵. 고맙습니다. 지금도 괜찮으신데요. 뭐.
비밀글5/일단 그럼 그날로 잠정 확정. ^^ 두근두근한데요. 호호호호호.
비밀글6/그래. 고마워. ^^
비밀글7/넵. 저도 빨리 좋은 오빠-_-를 만나야죠.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1/23 18:12
네크/너도 그때 같이 있었잖아. -_- 나보다 더 잘 알면서 뭘.
비밀글8/넵. 천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님도 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듀란달/^^ 고마워. 우리도 한번 보긴 봐야 하는데.
시니컬콩/에. 보통 그런 부자관계라. ^^
빠다/그려. 술 한잔 하면서 건강에 대해 진하게 이야기 해보자구.
비밀글9/^^. 넵. 명심하겠습니다.
투덜돼지/^^
Commented at 2005/11/23 18:3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징소리 at 2005/11/23 20:28
... 앞부분을 읽으면서 저도 좀 불러주세요! 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뒷부분을 보니.. 걱정이...ㅡ_-;;;;;
Commented by 도라지 at 2005/11/23 21:04
이글루의 결혼할 생각있는 미혼남녀들 모아서 '결혼합시다' 가든이라도 만들던지 해야겠군요.
Commented by 찬별 at 2005/11/23 22:31
고생하셨네요. 에휴...
그나저나 어제 형 일어날때 안 일어났으면 오늘 정신 못 차릴 뻔 했네요. 별로 안 취한 줄 알았는데 하루종일 회사에서 갤갤댔다는...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1/23 22:47
다시비밀글1/그래요. 정말 소중하죠. 언젠가 ***님께도 그 말을 해드릴 날이 오면 좋겠어요. ^^
징소리/^^ 많이 좋아지셨다니까요.
도라지/만드시게요. 저는 별로 결혼 생각이 없습니다만. ^^
찬별/그러게 그 폭탄주맛 맥주가 정말 죽여줬지. -_-
Commented by 빈둥사냥꾼 at 2005/11/24 09:50
고생하는 해인가 보네. 어쨌든 술 줄여 오빠도. 한달 술 끊으면 집에 있는 '다이지로 모로호시의 서유기 1,2권'이나 '가죽부대들의 피난길'을 주는 걸로 하면 어때?
Commented by zombie at 2005/11/25 08:15
아버님일은 정말 다행이시네요. 빨리 쾌차하셔서 퇴원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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