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카사노바는 책을 더 사랑했다를 읽다가


출퇴근 시간 차안에서 <카사노바는 책을 더 사랑했다-저술 출판 독서의 사회사>를 읽고 있다. 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나 포복절도 하며 볼 책이다. 포복절도 속에 숱한 고민도 하게 될 것이고.

이 책은 저자가 프롤로그에 밝힌대로 '다음과 같은 같은 질문에 답한다. 작가는 글을 쓰는 것만으로 먹고 살수 있을까? (드문 일이다.) 또 이런 질문에 답한다. 친구가 낸 새 책을 내가 돈주고 사야 할까? (나는 아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래야 한다.) 또 이런 질문에 답한다. 내 책을 팔아먹기 위해 여차하면 투신자살이라도 해야 할까? (아무렴, 그렇고말고) 또 이런 질문에 답한다. 작가 수의 급증이 왜 문학의 수준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가운데 하나인가? 책을 쓰는 것이 왜 자신을 마케팅 하는 이상적인 방법인가? 사서는 왜 더욱 많은 책을 폐기 처분해야 하는가? 정치가는 왜 글을 쓰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담고 있다. 굉장히 시니컬하고 또 유머러스하지만 읽는 내내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오늘 새벽 교정을 보다 집으로 돌아 와 다시 펼친 책에 이런 글이 써 있었다.

미디어 분석가 리오 보가트가 지적했듯이, <전문 경영자가 아무리 의도가 좋고, 개인적 취향도 남부끄럽지 않고, 아무리 지적이라 해도, 적정 이익 목표를 달성하고자 할 경우에는 회사 제품을 오로지 목표 달성의 수단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문학-산업 복합체의 경영자는 책과 저자를 젖소로 보고 최대한의 젖을 짜내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로맨스 소설 전문 출판사처럼 상품을 특화한 출판사는 작가에게 기계적으로 준수해야 할 글쓰기 지침(공식)을 마련해 준다. 할러퀸 출판사의 로맨스 소설 편집 지침에 따르면, 한 편의 분량은 영어로 5만에서 5만 5천 단어(여백을 감안해서 200자 원고지 약 1천매)를 요구하며, <노골적인 성행위 없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정감>을 강조하고. <등장인물 간의 사랑이 깊어져서,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에만 성행위를 해야 한다>. 할러퀸 유혹 시리즈는 내용이 좀 더 길고(6만 단어), 양념으로 외설을 요구한다(독자와 동시대를 살아가며 사랑하는 남녀를 원한다!). 할러퀸 역사 로맨스 시리즈는 <시대를 1900년 이후로 설정한 책은 받아 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의학 로맨스 소설은 등장인물 중에 최소한 한명은 의사여야 한다.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라 읽으며 킥킥 거렸는데 킥킥거리다 보니 내가 웃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말에 따라 경영자로서 회사를 키우려면 치밀한 계획을 세워 작가들에게 자 젖을 내미시오! 내가 꽉꽉 짜 줄테니 (뭔가 야릇하다. -_- )라고 해야 한다는 소린데 아무래도 작가들에게 젖을 내미시오! 따위의 말을 할 용기가 없다. -_-
거기다가 작가들에게 '자 쓰고 싶은대로 한번 써보세요' 이런 지침을 내리는 우리 출판사는 로맨스 소설 전문 출판사의 자격이 없는 것 같다. 누구말대로(거기는 정통 로맨스가 없잖아욧! 로맨스보다 순문학을 지향 하는것 같아요!) 파란은 로맨스 출판사가 아닌가보다. -_- 순문학은 개뿔 순문학
아! 잘나가는 저자를 잡기 위해 하는 짓은 우리보다 미국이 더한가보다. 스크리브너스 출판사는 스티븐 킹을 잡기 위해 <자루속의 뼈>에 인세 55%를 줬단다. -_-


어쨌거나 너무 재밌는 책이다. 그래서 이번 크리스 마스 선물은 이 책으로 정했다.(크리스마스에 주변에 책 선물 하는 게 취미다.) 그러니 재훈이형 무영이형 문영님 김부장은 이 책을 사지 마시길. 으흠 또 누구를 준다.

by 감정의폭주족 | 2005/12/09 09:39 | 잡담 혹은 농담 | 트랙백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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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2/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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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2/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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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2/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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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얼음칼 at 2005/12/09 10:19
뭐야, 소개 읽자마자 사 보고 싶어졌잖아. 하마터면 마지막 줄 읽기 전에 주문부터 할 뻔 했다.
Commented at 2005/12/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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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2/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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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서산돼지 at 2005/12/09 10:32
저도 빼놓으면 섭합니다. 음... 그 책 선물받으려면 나도 뭘 준비해야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드는군요.
Commented by 리체 at 2005/12/09 10:41
앗, 추천한 사람한테는요?+_+
Commented at 2005/12/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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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2/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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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2/09 11:37
비밀글1/^^ 재미있어요. 원서로 읽으시는게^^
비밀글2/쳇. 알았다. ^^
비밀글3/외설....OTL.
비밀글4/알았다. 이제 그만하지..는 무슨 두고두고 우려먹을거야.^^
얼음칼/ㅎㅎㅎ 그러실 것 같아서. 원래 선물은 모르게 해야 하는데 먼저 적었어요. ^^조금만 참고 기다리세요. ^^
비밀글5/호호호호호. 사실 작가들은 이 책 읽으면 안되는데..여기에 쓰진 않았지만 인세 높여 받는 방법, 아예 작가가 출판사를 차리는 방법들도 적혀 있어서.^^
비밀글6/넵. 드려야죠. 그나저나 저야 뭐 필요한 건 하나라.^^ 호호호호호.
서산돼지/넵.^^ 아니 그런 의무감은 꼭 필요한거죠.^^ 술이나 한잔. ^^
리체/헉! 넌 읽어보지도 않고 추천을 했단 말이냐? -_- 그래 알았다. ^^
비밀글7/읽어보면 도움이 될거에요. ^^
비밀글8/-_- 호호호호호. 누구한테요. ^^ 설마....?
Commented by 리체 at 2005/12/09 12:20
그게 어째 '읽어보지 않고 추천했다'는 뜻으로 해석이 되는거죠? OTL
Commented by 네크 at 2005/12/09 12:51
뭐야, 동종업계 종사자는요?! ㅇㅁㅇ!
Commented by pena9 at 2005/12/09 13:03
앗, 이런 책이!
Commented by 시니컬콩 at 2005/12/09 13:21
저요, 저요!! (+_+)/!!
(뻔뻔하기도 하지.. =_=)
Commented by 얼음칼 at 2005/12/09 13:22
사실은 네가 지난번에 추천한 랜덤하우스도 보고 싶었는데 그건 빌려줘.
Commented by 아코 at 2005/12/09 15:03
아 나는 박언니님이 추천한 '소설'이 보고 싶은뎅 ///ㅅ////
(두 권다 주신다면야~~)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2/09 16:07
리체/그러게 그게 어떻게 그렇게 해석이 ^^
네크/하하 알았다. ^^
pena9/으흠. 동종업계 동사자로 알고 있었는데 놓치셨군요. 이런 책은 끼리끼리 팔아줘야-_-
시니컬콩/그러게요.^^ 울산은 너무 먼데요.^^
얼음칼/넵.
아코/둘중에 하나만 골라라.^^
Commented at 2005/12/0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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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5/12/09 16:4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2/09 18:15
새비밀글1/호호호호호. 한권 사 드릴까요? ^^
새비밀글2/설마요. -_- 대신 원고를 내놓아라라곤 하겠죠. -_-
Commented at 2005/12/0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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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ena9 at 2005/12/09 19:33
끼리끼리 팔아 줘야 하지만 요새 강림한 지름신 때문에 좀 있어야 할 듯하옵니다.( -_);
Commented by pena9 at 2005/12/09 19:34
... 그런데 편집자가 팔아 주는 책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요 orz
Commented at 2005/12/09 20:0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5/12/0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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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감정의폭주족 at 2005/12/09 22:38
또비밀글1/^^ 연락하지요.
pena9/사실 그 수많은 출판사가 망하지 않는 이유가 다 편집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서로 먹여 살리기 때문이란거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쿨럭
또비밀글2/앗...실수다. 이런...
또비밀글3/응, 글쎄 생각 좀 해보고^^
Commented by pena9 at 2005/12/10 00:24
그렇죠, 그렇죠. 서로가 서로를 감당하는 따뜻한 동지애의 현장 (응?)
Commented by 서누 at 2005/12/10 08:10
55%라,,,,(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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